풀빛의 ‘청소년 철학창고’ 서른일곱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이번 책은 철학사에서 중요한 장면인 소크라테스의 재판을 둘러싼 논쟁과 재판의 생생한 현장,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순차적이고도 명약관화하게 밝힐 수 있도록, 플라톤의 대화편에 실린 두 작품 『소크라테스의 변론』과 『크리톤』을 한 권에 담았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국가가 믿는 신을 믿지 않고,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이유로 고발당해 재판에 서게 된 소크라테스가 지금까지 오랫동안 자신에 대해 쌓인 당시의 선입견에 대한 변론과 고발 내용 그 자체에 대한 변론, 유죄 판결을 받고서 자신의 형량을 제안하는 내용, 사형 선고를 받고서 배심원 및 모두에게 남긴 최후의 진술을 재판장에서 지켜본 제자 플라톤이 정리한 내용이다. 한마디로 소크라테스의 전 생애에 대한 이야기와 그것에 대한 변론이 『소크라테스의 변론』이다. 크리톤은 어렸을 때부터 소크라테스와 한동네에 살며 소크라테스를 따르고 언제든 그를 도왔던 죽마고우다. 그는 소크라테스가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감옥에 찾아와 이제라도 탈옥을 해서 생을 더 지속해야 한다고 친구를 설득한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죽음 앞에 평온했던 소크라테스는 예의 대화법을 이용해 탈옥이 왜 올바른 선택이 아닌지,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겨야 할 삶의 원칙이 무엇인지를 차분하게 설명한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이 자신의 전 생애에 대한 변론이라면, 『크리톤』은 죽음 앞에서도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원칙에 대한 변론이다. 그런 점에서 두 작품은 소크라테스의 삶과 사상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단초가 된다. 2500년이 지난 지금 ‘청소년 철학창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 죽음 앞에 의연했던 외로운 철학자의 최후 진술』로 다시 태어난 두 작품은 단절 없이 죽 이어진 원문의 형태를 과감히 순서와 내용에 따라 나누고, 개괄 설명과 보충 설명을 원문 앞뒤로 달아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순차적으로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며 읽을 수 있도록 도왔다. 고어에 얽매이지 않고 현대적인 우리말로 원문을 쉽게 옮겼으며, 청소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친절한 해설은 이 한 권으로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알 수 있게 돕는다. 특히 의견이 다른 상대방의 말은 듣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이야기에만 목소리를 높이는 안타까운 지금의 시대에 이 책은 토론을 통한 열린 지성의 가능성을 열게 하는 열쇠로서 더없이 반갑다.
플라톤은 기원전 427년경에 태어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다. 아버지는 아리스톤, 어머니는 페릭티오네인데, 두 사람 모두 명문가 출신이다. 그에게는 형이 둘 있었는데, 『국가』 편에서 소크라테스와 대화를 하게 되는 아데이만토스와 글라우콘이 그들이다. 그리고 누나로 포토네가 있었고, 이 누나한테서 태어난 스페우시포스는 플라톤이 죽은 뒤 그의 아카데미아의 원장이 된다.
플라톤의 어린 시절과 청년기는 아테네가 전쟁과 정치적 격변 속에 휘말려 있던 시기였다. 28세 되던 해에는 스승 소크라테스가 사형 판결을 받은 뒤, 탈옥을 종용하는 가까운 사람들의 간곡한 권유를 물리치고선, 한 달 뒤에 독약을 들이켜고 죽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 사건은 청년 플라톤에게 큰 환멸을 느끼게 함으로써 현실 정치에서 아주 멀어지게 만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로 하여금 철학으로 방향 선회를 하게 함으로써 인류사상 큰 족적을 남기는 철학자가 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40세 무렵까지 그가 남긴 대화편들 중에서 초기 것들로 추정되는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에우티프론』, 『카르미데스』, 『라케스』, 『소 히피아스』, 『이온』, 『프로타고라스』, 『리시스』, 『에우티데모스』, 『메넥세노스』, 『고르기아스』 등을 저술한다.그는 42세 무렵인 385년경에 이후의 그의 학문 활동의 본거지가 되는 아카데미아 학원을 세우게 된다. 이후 60세에 이르기까지 중기 대화편들로 분류되는 『메논』, 『크라틸로스』, 『파이돈』, 『연회(향연)』, 『국가』, 『파이드로스』, 『파르메니데스』, 『테아이테토스』를 저술한다.
이후, 후기 대화편들로 분류되는 『티마이오스』, 『크리티아스』, 『소피스테스』, 『정치가』, 『필레보스』, 『법률』을 저술하였으며, 기원전 347년경 향년 80세의 생을 마감한다.
‘청소년 철학창고’를 펴내며들어가는 말주요 인물에 대하여소크라테스의 변론본문을 이해하기 위한 사전 지식 1) 소크라테스의 재판 과정 2) 재판의 시대적 배경 3) 아테네의 법정Ⅰ 법정에 선 소크라테스 1. 소크라테스, 일흔의 나이에 법정에 서다 2. 고발자들을 두 부류로 나누다Ⅱ 오랜 선입견과 편견에 대한 변론 1. 아리스토파네스의 『구름』에서 비롯된 선입견에 맞서다 2. 대가를 받고 젊은이들을 가르쳤다는 오해에 대해 해명하다 3. 왜 신탁은 소크라테스보다 더 현명한 자는 없다고 응답했을까 4. 신탁의 참뜻을 구하고자 정치인들을 만나 캐묻다 5. 현자라고 생각되는 시인들을 만나 논박을 펼치다 6. 장인들을 만나 캐물으며 신탁의 참뜻을 깨닫다 7. 자신에 대한 비난과 칭송의 이중적 평가에 대해 논하다Ⅲ 멜레토스, 아니토스, 리콘의 고발에 대한 변론 1. 법정에 서게 된 고발 이유를 밝히고 변론에 임할 것을 다짐하다 2.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주장에 대해 변론하다 3. 국가가 믿는 신을 믿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반박하다 4. 오해와 질시로 인해 생긴 자신에 대한 선입견을 변론하다 5. 자신의 소명이 철학하는 일이라 밝히다 6. 아테네라는 말 등 위에서 등에로서의 삶을 살다 7. 평생 다이몬의 명령에 따라 살다 8. 오래 살기를 원한다면 공적인 일을 하지 말 것을 권하다 9. 캐물음은 젊은이들에게 즐거움을 주었을 뿐 이들을 타락시키지는 않았다 10. 동정을 구하지 않고 당당히 배심원들과 신께 판결을 맡기다Ⅳ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의 변론 1.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영빈관에서 받는 식사 대접이 마땅하다 2. 벌금 30므나를 제안하다Ⅴ 사형 선고를 받은 이후의 진술 1. 사형에 투표한 사람들에게 마지막 말을 남기다 2. 벌금형에 투표한 사람들에게 마지막 말을 남기다 3. 모두에게 부탁을 남기고 작별 인사를 하다크리톤Ⅰ 소크라테스를 찾아와 탈옥을 권유하는 크리톤 1. 친구여, 이제 그날이 다가온 듯하네 2. 오늘이 가기 전에 어서 탈옥하게나 3.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게 4. 아이들의 양육과 교육을 위해서라도 국외로 탈출하게나 5. 친구들의 소극적인 대처로 자네를 구해 내지 못해 안타까웠네Ⅱ 크리톤의 탈옥 권유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답변 1. 죽음이 두려워 평생 지녔던 삶의 원칙을 내팽개쳐서는 안 되네 2. 많은 사람의 의견에 따라 사는 것이 옳은지 살펴보세 3. 다수의 견해보다 전문가 한 사람의 의견이 더욱 중요하네 4. 그저 ‘사는 것’보다 ‘훌륭하게 사는 것’을 중히 여겨야 하네 5. 고의로 올바르지 않은 짓을 해서는 결코 안 되네 6. 합의한 것이 옳은 것이라면 우리는 이행해야 하네Ⅲ 의인화된, 법률 및 시민 공동체와 나눈 대화 1. 재판의 결과에 불복하는 것은 옳지 않네 2. 암묵적 동의에 의해 조국에 살 것을 맹세했다면 조국의 법에 따라야 하네 3. 다른 지역으로 도망쳐서 사는 삶은 모두에게 해가 될 뿐이네 4. 올바르게 사는 것을 중히 여겨야 하네 소크라테스, 진리를 위해 순교하다플라톤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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